여자아이들 취향 저격 < Fairy Peaches Picnic >
솔이 이 책을 처음 접한 건 5살쯤 도서관에서였어요.
아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, 글밥도 꽤 길고 (당시 딸은, Hello / Where are you 정도만 거의 알아듣는 수준이었거든요), 단어는 뭐.. 저한테도 어려운 수준이었어요.
뭐.. 뭐지? 글밥은 3줄인데 2~3 단어를 모르겠네?? 이것은 엄마인 나에게 딱 맞는 수준인 건가?? @@
(한 페이지에 보통 2~3개 정도 모르는 단어가 나와야 아이에게 딱 맞는 수준이라고 하거든요. ㅎㅎ)
근데..
책이 반짝거린다??
Smell Here?!?! 이거 문지르면 향기가 난다고??
요정???
굳이굳이 대출하겠다고 떼를 쓰는데 말릴 순 없죠. 오냐, 하고 그냥 그날 밤 읽어줬습니다.
해석 반, 그냥 마구 읽기 반.. 대강의 줄거리만 얘기해주며, 주인공인 피치 요정의 슬픔과 고난(?)에 대해 막~ 감정이입해주며 읽어줬습니다.
그런데 참 신기하죠?
애들은 참~ 흡수가 빨라요. 이 알수없는 꼬부랑 글씨 속에서 기억해두고 싶은 표현을 캐치하더라고요.
'closing her eyes tigh',
'SPLAT!',
'I wish I could fly!'
등등 말이예요. 솔은 처음 듣는 표현이었고, 이 책에서 이제 배운 샘이지요.
이래서 한번쯤은 아이의 수준보다 높은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다고 하나 봐요.
매번 하이, 헬로우만 읽어주다가 반성했습니다.
물론!
아이가 좋아하는 장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전제예요. 솔은 세세하게 표현된 그림체(100층짜리 OO), 반짝이는 효과, 요정, 동물 등을 좋아한다는 확고한 스타일이 있거든요.
결국 이 책을 사달라고 조르는 딸.. '웬디북' 이었는지, '키즈북세종'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, 그곳에서 급하게 인터넷 주문했었어요. 도서관에서 좀더 빌려보자는 생각이었는데, 딸이 조르는 이유가 있었거든요.
책의 앞표지에, 문지르면 향기가 나는 부분 때문이었죠.
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향기가 남아있을 리가 있나요. ;;; 당장 사달라고 하길래 주문했는데, 찾아보니 이 책은 4명의 요정 모두의 책이 따로 있었어요. 택배로 4권이 쪼르륵 도착했을 때, 하루 종일 표지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던 딸이 생각나네요.
책의 매수는 적어요. 제가 산 건 보드북이며, 한 권 당 5장(10페이지)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.
각각 요정들의 이야기가 다르지만, 처음 솔이 접했던 피치요정 이야기가 제일 쉽네요. (왜 때문에 속은 느낌...)
요정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^^
한국적이면서도 귀여운 그림체 < 아씨방 일곱 동무 >
빼꼼히 방문 밖을 내다보는 일곱 동무들이 너무 귀엽지요?
(책의 뒷면도 참 귀엽답니다~ㅎㅎ)
현재 8살인 딸에게 자주는 아니지만, 한국적인 정서나 그림을 담은 책을 가끔씩 읽어주려고 노력해요. 차후 학교에서도 종종 다룰 테고, 중학교부터는 시조도 배우겠지요. 그 때 놀라지 말라는 엄마의 깊은 배려입니다. ㅎㅎ
말이 나온 김에 연결지어 이야기를 꺼내자면,
보통 문학과 비문학(과학 도서 등)으로 크게 책을 분류하지만, 문학 안에서도 형태가 다양하게 나뉩니다.
소개드리는 <아씨방 일곱 동무>처럼 한국 정서를 나타내는 책(옛말에 대한 습득),
구전되는 동요를 그림과 엮은 책(리듬감 습득),
비현실적인 창조력으로 쓰여져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,
<구름빵>, <장수탕 선녀님>처럼 구체물을 엮은 책,
숨은그림찾기 책, 사진으로 엮은 책, 말놀이 책...
제 지식이 부족해서 그렇지 아마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많을 거예요.
이런 다양한 책을 찾아 슬-쩍 아이 시선이 닿는 곳에 밀어주는 것이 바로 저의 역할이지요.
여러 종류의 인풋이 많아야, 아이의 말이나 글의 아웃풋도 다양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.
일곱 동무의 주인인 아씨가 쿨쿨 잠든 동안, 서로 내가 잘났네~ 하며 말다툼을 벌이고 있네요.
이때 '나이가 좀 어린 탓에 참고 듣고만 있던 인두 낭자'까지 나서네요.
어라,
가만보니 아씨도 소란스러움에 슬쩍 한쪽 눈이 떠져있죠? ^^
ㅎㅎ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?
홍실각시는 잔뜩 상기된 채 실을 물어뜯고 있고, 인두 낭자와 다리미 소저는 함께 손을 잡고 울고 있습니다. 옷감을 뒤집어쓰고 울고 있는 자 부인과 아예 돌아앉은 바늘 각시, 뛰쳐나가려는 가위 색시를 말리는 골무 할미까지.
모두들 화가 잔뜩 나 있는데, 이유가 뭘까요?
그리고 어떻게 화해해서 다시 행복한 바늘쌈지(?)가 되려나요?
표현이 조금 생소한 옛말이 있어 7살 추천 책이지만, 그림이 귀여워 그 아래 동생들도 읽기 좋습니다.
'우리를 키우는 책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동화책 추천] 5세-6세 한글:괴물들이 사는 나라 / 영어: Hooray for Fish! (2) | 2020.04.18 |
---|---|
[동화책 추천] 4세-5세 영어: CHARLIE Chick / 한글: 기차 ㄱㄴㄷ (2) | 2020.04.18 |
[영어 동화책 추천] They all saw a cat (0) | 2020.04.16 |
댓글